오래 잊고 있었던 ‘중동산악회의 아름다운 귀환’
- 총동문회 관리자(82)
- 2013.04.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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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잊고 있었던 ‘중동산악회의 아름다운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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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 등으로 구성된 ‘2006 중동 10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m)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인 조난자들을 구해냈다.
20일 서울 중동고 관계자에 따르면 원정대 2차 공격조 이명호(79회), 최인수(80회), 박재우(85회) 대원은 18일 저녁 8시30분께 정상에 오르기 위해 해발 8천50m지점의 캠프4를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출발 30분 만에 한국인 여성 등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캠프로 데려왔다. 베이스캠프의 지훈구(66회) 대장에게 확인한 결과 조난자는 경남 양산팀의 곽정혜(26세.여) 대원으로 그는 배낭과 산소통을 잃어버린 데다 다리를 다쳐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지대장은 “대원 가운데 2명은 등반을 포기하고 곽정혜씨를 구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결국 이명호 대원 혼자서 에베레스트 정상에 재도전했다.
등반길에 오른 이 대원은 곽씨를 구한 지점보다 조금 위쪽에서 경남 양산팀의 이상배(53세) 대장이 역시 쓰러진 것을 발견, 또다시 등정을 미루고 이씨를 부축해 도로 캠프로 발길을 되돌렸다. 이 대원은 중간에서 산을 내려가던 외국인 등반대를 만나 이씨를 중동고 동문 원정대 캠프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한 뒤 다시 정상을 향했다.
2차례나 구조 활동을 벌여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이 대원은 20개월에 걸쳐 준비한 이번 등반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도전을 계속한 것. 다행히 이 대원은 예정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늦은 19일 오전 11시10분께 정상 등극에 성공했고, 곽씨와 이씨도 최인수ㆍ박재우 대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
원정대 관계자는 “해발 8천m가 넘으면 신발 끈을 매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자기 몸 하나 가누기가 어려워 감히 다른 사람을 구조할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 우리 손으로 능력 있는 한국인 등반대를 구해서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2006.5.20]
2006년 5월 18일 ‘중동 100주년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히말라야에서 보여준 감동적인 이야기는 다음 날인 19일과 20일 YTN과 몇몇 일간지(연합뉴스, 문화일보, 경향신문, 부산일보 등)에 보도되었으나, 5월 20일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방선거 유세 도중 신촌에서 테러를 당한 뉴스로 인해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세월은 어느덧 7년이 흘러 그 때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 동문들도 거의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해묵은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봅니다.
모교 10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등정의 꿈을 이루려고 20개월에 걸친 고된 훈련을 견디면서 철저하게 준비한 원정 대원들이 정상을 바로 눈앞에 둔 시점에 쓰러져있는 어떤 산악인을 보았을 때 그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일반적인 등정이었다면 또 다른 날을 기약할 수 있었겠지만, 중동 역사상 단 한 번 밖에 오지 않을 100주년 기념 등정이라 더욱 심정이 복잡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대원중에는 직장마저 그만두고 등정에 나섰다는데 정말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산악인들에게 들어보니 웬만한 원정대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을 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굽니까? 白儂선생의 가르침인 大義, 信義, 正義라는 자랑스러운 정신적 유산인 ‘義’ - 중동정신을 지닌 중동산악회(고교 시절 산악부 출신 모임) 대원들은 그들을 그대로 死地에 버려둘 수 없었던 것입니다.
서울로 무사히 귀환한 뒤 양산시 산악부에서 “개교 100주년을 맞은 중동고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희생정신에 대해 큰 자긍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고, 그들에게 진정 경의를 표한다”고 감사의 인사를 해왔고, 백중기 양산시장 권한대행(부시장)은 중동고 교장님과 대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존경과 함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23만 양산시민과 더불어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을 눈앞에 두고 탈진한 채 쓰러져 있는 우리 양상대원들을 목격해야 했던 것이 어쩌면 여러분들에게 적잖은 갈등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몇 년간의 훈련을 통해 준비해온 세계 최고봉 정복의 꿈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러나 여러분들은 아무 주저 없이 구조의 손길을 펼쳐주셨고 그로 인해 우리 양산 대원들은 꺼져가던 빛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열정어린 동료애와 도전정신이야말로 중동고의 명예를 드높이고 ……우리 산악사에 길이 빛날 우정 어린 등반으로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올해도 중동산악회는 ‘2016년 중동개교1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7대륙 최고봉 원정대’를 조직하여 아시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2006. 5. 17), 유럽 최고봉 엘브르즈(5,642m/2012. 8. 15)에 이어 세 번째 대상 산인 매킨리(북미 최고봉, 6,194m / 5월 6일~6월 3일, 29일간)등정에 오른다고 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재정 속에서 오직 열정 하나로 대원들이 십시일반 경비를 모으고 중동산악회 선·후배들이 후원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등정 경비를 충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모양입니다. 중동정신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준 중동산악회 동문을 보면서 中東人이라는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숭고한 정신으로 이 번 등정에서도 큰 꿈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동문 여러분의 따뜻한 성원과 아낌없는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동문 여러분의 작은 정성이 중동산악회 동문들의 정상 정복에 커다란 용기와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학술·홍보위원장 67회 이명학 씀
<후원 계좌> [국민은행 207301-04-028958 예금주 : 중동중고등학교총동문회] 송금 시 후원내용, 기수, 성명을 기입하여 주십시오.(예:7대륙67홍길동) 자세한 내용은 첨부화일(맥킨리계획서)를 참고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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